16개월 아기 걷기 시작한 날|우리 아이의 첫걸음 이야기

우리 아이는 16개월에 처음 혼자 걷기 시작했다.

최근 4차 영유아검진을 다녀왔는데, 항상 그래왔듯 대부분의 항목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왔다. 다만 이번에는 대근육 발달이 커트라인에서 통과했다.

사실 검진 전에도 따로 기관에서 발달검사를 받을 기회가 있어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대근육 발달이 또래보다 조금 늦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아이를 믿고 14개월까지는 기다려봤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15~16개월 무렵 걷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같은 개월 수의 아이들이 혼자 걷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다.

16개월까지 걷지 않아 조급했던 시간

아이와 비슷한 개월 수의 아이들이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와 비교하게 됐다.

결국 불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걷는 연습을 시키기 시작했다.

아이의 팔을 잡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정작 걸으려는 의지가 없다 보니 아이는 내 손에 이끌려 그저 질질 끌려오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걷는 연습을 시키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걷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걷고 싶도록 유도해봤다

다행히 소파나 의자를 잡고 서 있는 것은 가능했던 아이였다.

그래서 의자 위에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올려놓고 스스로 걸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봤다.

처음에는 지지하고 있던 의자에서 손을 떼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손을 놓는 순간 주저앉기도 했다.

그런데 조금씩 연습하다 보니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손을 놓고,

한 발자국을 내딛고,

두 발자국을 내딛고,

나중에는 부모가 손을 잡아주면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작은 변화였지만 그때는 그 한두 걸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16개월, 드디어 첫걸음을 내딛다

아이가 조금씩 걷기 시작할 무렵 어린이집을 다니게 됐다.

어린이집에서 또래 친구들이 걷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던 것인지, 그 이후로 걷는 모습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혼자 걷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가 처음 혼자 걸었던 건 16개월이었다.

그렇게 걱정하고 기다렸던 첫걸음은 생각보다 평범한 어느 날 찾아왔다.

지금은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기도 하고 계단도 잘 오르내린다.

예전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에게는 자기만의 속도가 있었다

최근 어린이집 학부모 상담에서 담임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00이가 또래 친구들보다 언어능력이 뛰어나고 표현을 잘해요~!”

그 말을 듣는데 예전에 대근육 발달이 늦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대근육 발달이 늦으면 나중에 다른 발달 영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더 불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는 잘 크고 있다.

걷는 것은 조금 늦었지만 언어와 표현은 빠른 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돌이켜보면 우리 아이에게도 자기만의 속도가 있었던 것 같다.

기다리는 것과 확인하는 것

나도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아이의 발달이 조금만 늦어도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많았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조급해지기도 했고, 빨리 걷게 해주고 싶어서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아이마다 성장하는 속도도 다르고, 먼저 발달하는 영역도 다르다는 것을.

우리 아이는 걷는 건 조금 느렸지만 말은 빨랐고, 또 다른 아이는 다른 영역에서 조금 더 천천히 성장할 수도 있다.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속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발달을 무조건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꾸준히 살펴보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영유아검진이나 전문적인 발달검사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으니까.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조급해하기보다는 우리 아이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천천히 바라봐주는 것.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는 제대로 확인하고 도와주는 것.

그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는 걸음은 느리지만 말은 빠른 아이이다.

앞으로도 아이만의 속도로 천천히 잘 자라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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